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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w/Crime, Sin, Penalty2009.07.08 14:56

“진실은 강자를 불편하게 해”

[김창룡의 미디어창] 거짓과 혼돈의 사회-고 장자연씨 사건

2009-07-06 10:57:54  미디어오늘

 

 

탤런트 장자연씨가 유서에 남긴 원망과 한탄의 대상자 소속사 전 대표 김아무개씨가 2009년 7월6일 현재 구속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신인배우의 꿈을 품고 이를 악물고 참아내던 수모의 시간과 굴욕의 세월을 뒤로하고 스스로 자신의 짧은 인생을 마감한 장씨는 지하에서나마 위안을 받을 수 있을까.



김씨가 스스로 폭행·협박을 인정한 점, 해외 장기도피했다는 점 등에서 구속될 확률은 매우 높다. 문제는 구속자체가 이번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출발점이나 수사의지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경찰, 검찰 등 수사기관의 우수한 수사능력을 믿지못해서가 아니다. 진실을 밝히려는 언론의 기능과 역할을 부정해서도 아니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현시점에서 드러나고 있는 경찰과 언론의 수준, 앞으로 검찰이 보일 행태 등을 종합해 보면 역시 진실은 이들의 영역에서 벗어나 있는 모습이다. 그 이유를 하나씩 따져보자.

   
   
 

먼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대한민국 경찰의 수사력 수준에 대해서다. 이번 사건에 가장 핵심적인 사안이라고 할 수 있는 ‘성상납과 술시중 강요’ 등에 대해서는 구속영장 청구내용에서 제외했다고 한다. 대신 ‘폭행, 협박, 횡령’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뒤 성상납 등은 나중에 수사하겠다는 것이다. 필요하면 관련자들도 소환하겠다는 것이다.



나중에? 나중에 언제? 이 정도되면 한국경찰의 수사능력과 의지를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미 결론이 나와있다. 눈치빠른 언론은 벌써 ‘용두사미 수사’운운하고 있다. 사건의 본질은 회피하며 곁가지 수사로 생색내기 하려는 모습을 언론은 파악했기 때문이다.



‘사회적 타살’ ‘가진자들의 부도덕한 불법행태’ 등으로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던 이 사건에 대해 경찰은 그동안 해외로 도피한 김 전 대표가 잡히지 않아 수사가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이제 김 전 대표가 잡히니 경찰은 무엇이라고 하는가. 그가 입을 열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이 있다고 또 하소연한다. 김씨가 입을 여는 부분은 ‘술시중도 스스로 했고 강요는 없었다’는 식이다. 유서에 자신에 대한 원망과 두려움이 나오지만 ‘자신 때문에 자살한 것 아니다’고 부정하고 있다.



그의 말을 믿든 믿지않든 문제의 김씨가 인정하는 부분만 보더라도 죄질이 매우 나쁘다. 파티가 열리는 옆방으로 데려가 손과 페트병으로 얼굴과 머리를 폭행했다는 내용을 보라. 연예인의 얼굴이 생명인데 손과 페트병으로 얼굴을 폭행했을 정도라면 평소 그가 죽은 장씨를 어떻게 취급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미 항변권이 없는 죽은 장씨와 ‘마약을 한 듯한 말’을 뱉아내며 ‘사자(死者)에 대한 명예훼손’도 거침없이 진술하고 있다. 자신에게 불리한 말을 하지않고 유리한 말만 골라가며 왜곡과 과장, 은폐를 일삼아도 이를 탓하기가 쉽지않다. 나름대로 자신은 방어권 행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경찰의 수사능력과 의지 부분이다. 김씨의 입만 쳐다보고 그의 진술 일부를 흘리는 식이라면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 이 사건에 관한한 초기에 경찰이 보인 우왕좌왕하던 모습에서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횡령, 폭행 정도로 조사내용을 검찰에 넘긴다면 앞으로 경찰의 수사독립 같은 것은 무시해도 좋다.



문제는 이런 수사기관에 대한 감시, 견제역할을 하는 언론의 사명이다. 수사권을 가진 수사기관에 대해 언론은 그 정당성과 타당성 등을 감시, 비판함으로써 수사의 왜곡이나 은폐, 축소 등을 견제한다. 그런데 언론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보여주는 내용을 보라.



‘일본에서 송환된 김씨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돌체&가바나' 검정색 티셔츠를 착용하고 있었다’는 식의 보도를 하고 있다. 김씨가 쓰고 있는 모자와 속옷에 대해 명품 운운하며 흥미위주로 접근하고 일부 네티즌들은 ‘신정아 뺨치는 명품족’ 등으로 화답하고 있다. 이런 고가품, 사치품을 한국에서는 언론이 명품으로 만들었다. 이번 사건과 사치품이 무슨 상관있나. 이런 일부의 보도가 사건의 본질을 훼손하고 희화화한다. 경찰이 밝힌 내용이라하더라도 죽은 장씨가 마치 김씨와 마약이라도 한 것처럼 보도한 것은 잘못된 것이다. 마약혐의자의 물귀신 작전이든 실제로 함께 했든 항변권이 없는 죽은 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며 정당한 보도도 아니다. 이런 주장을 흘리는 경찰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야 하지만 거꾸로 충실히 받아 적고 ‘명품 사치품’ 구분도 못하며 엉뚱한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또 있다. 앞으로 이 사건이 검찰로 넘어갔을 때 검찰이 보일 행태에 대해서도 주목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 비리연루 사건 때 검찰은 매일같이 언론에 수사브리핑을 했다. 이번 사건과 조금 다르지만 사회적 관심이 높고 공공성이 충분한 만큼 검찰이 어떻게 언론에 정보를 제공하는지도 관심거리다. 검찰이 너무 친절하게 매일 브리핑 할 때도 문제다. 반대로 검찰이 자의적으로 입을 다물고 관련 정보 일체를 비밀에 붙이는 소위 밀실수사를 고집하는 것도 문제다.



한국은 이미 OECD 회원국중 자살율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경제선진국이 되어도 자살을 부추기는 세력을 견제하고 이런 현상을 예방하지 못하는 사회는 불행할 뿐이다. 법치는 사회적 약자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한을 풀어주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여기에 경찰, 검찰, 언론도 힘을 집중해야 한다. 강자의 불법, 탈법의 만행에 눈감고 약자의 하소연에 무심할 때 법치는 강자의 액세서리로 전락하는 법이다.


수사기관과 언론의 분발을 기대한다.

 

 

 


 

 

 

[관련 링크]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없는 '장자연 사건' 밝혀질까? | 원더투at 08:26

무명 배우였었던 장자연의 자살은 2009년 상반기 최대의 이슈가 아닐 수없었습니다. 술자리 성상납과 잦은 폭행, 노예계약등은 연예계 최대의 화두였었습니다. 이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던 전 소속사 대표가 일본에서 체포되어 한국에서 조사가 시작되었..

 

 

Posted by 잠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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